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가 일어난 이유
작성자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작성시간
2019-03-20
조회수
197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 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가 일어난 이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3월초 유치원 개학일을 무기한 연기하는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엄정 대응’ 발언과 학부모를 포함한 여론의 비난이 잇따르자 하루 만에 철회하고 사과했습니다. 짧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유치원 입학을 기다렸던 아이와 학부모에게 갑작스러운 개학 연기는 실망과 고통을 안겨줬습니다.

 

한유총은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만든 단체입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모아 정치권이나 교육 관련 부처에 전달하고, 부당한 처사라고 여겨지는 일에 대해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개학 연기’ 투쟁 이후 한유총의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애초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활동을 벌이며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 단체가 무리한 개학 연기를 한 것은 ‘에듀파인’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라는 정부 정책 때문입니다. 에듀파인은 2010년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국공립 유치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입니다. 해당 학교와 유치원은 이 시스템에 물품구입, 급식운영, 교과 및 체험활동비, 외부 강사료, 시설비 등 예산과 결산의 상세 내용을 모두 입력해야 합니다. 교육 당국은 이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입력 과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2월 25일 사립유치원도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00명 이상이 다니는 유치원 581곳, 내년 3월 1일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도입해야 합니다. 사립유치원들은 유치원을 만들 때 개인 재산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유치원도 일부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며 에듀파인 도입을 반대합니다. 정부에서 개인 재산을 사용하는 것을 일일이 감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법 등에 따른 ‘학교’로 분류됩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교사의 인건비 및 연수 경비를 비롯한 보조금을 받고 있습니다. 원장의 급여를 제외한 모든 수입에 대해 세금 면제 혜택도 받고 있습니다.

 

한유총은 이전에도 ‘유치원 3법’에 반대하며 집단 폐업을 했었습니다. 이 법은 유치원의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입니다.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3개 법안을 개정해 사립유치원 회계관리시스템 사용 의무화, 유치원 설립자의 원장 겸직 금지, 학교 급식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이 법을 만들게 된 배경은 국정감사 당시 박 의원이 공개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이었습니다.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아이들에게 써야 할 교비로 명품가방이나 성인용품을 사고 노래방에 가는데 썼습니다. 교사들 월급은 적게 주면서 자신은 매달 1000만원씩 챙기거나 학부모에게 받은 급식비를 남기기 위해 아이들에게 부실한 음식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교육기관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는 사립 유치원의 운영 관리가 너무 허술했고, 원장들의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행태에 학부모는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 트랙)으로 법안 발의 후 330일이 지나야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하게 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정부가 운영하는 ‘유치원 비리신고센터에’ 신고된 유치원을 대상으로 특정감사했습니다. ‘감사’는 사무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재산의 상황이나 투명성, 공정성 등 제대로 쓰였는지 조사하는 일을 뜻합니다.

 

결과를 보면, 예산을 세울 때 매달 500만원을 ‘사유재산 공적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정한 뒤 일부를 유치원 설립자에게 줬습니다. 학부모에게 받은 교비로 한유총에 132만원의 기부금을 내거나, 실제 일을 하지 않은 배우자나 설립자에게 적게는 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의 급여를 준 유치원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은 유치원 운영비 관련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검찰은 그의 집과 유치원 5곳의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해를 끼치거나 불이익을 당하게 할까 봐 속으로 끙끙 앓던 엄마들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 만들어진 유치원 학부모 단체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는 국공립유치원 증설,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주장합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한유총과 소속유치원을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 등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같은 사립유치원의 비리 행태가 많은 이들이 엄마들을 공감하고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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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체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