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데이터 중국, ‘세계의 교사’ 되나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10-08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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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원유 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을 떠올리기 쉽지만, 전 세계 석유 생산 1위는 미국이다. 2014년 말 미국 채굴업체들이 셰일층에 갇혀 있던 천연가스와 석유를 뽑아 내기 시작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전까지 셰일가스는 ‘그림의 떡’이었다. 일반적인 천연가스보다 깊은 곳에 매장돼 있어 채굴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수압파쇄법, 수평시추법 등이 상용화된 덕분에 셰일가스를 대량으로 시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중동 산유국이 쥐고 있던 에너지 패권을 미국이 빼앗아 오는 데 일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이 주도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다르다. 중국이 이 분야의 숨은 강자다. 특히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빅데이터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태생적으로 유리하다. 인구가 14억 명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에 해당하는 개인 데이터를 중국이 쥐고 있는 셈이다. 2015년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해 인구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은 기업이나 정부가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익숙하다. 프라이버시 침해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별문제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때 14억 데이터는 깊은 곳에서 묻혀 있던 ‘셰일가스’였지만, 분석 기술이 상용화된 것을 계기로 잠자던 데이터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구축돼 인공지능(AI)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AI 분야에서 중국 IT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2016~2018년 사이 AI 관련 특허 신청건수를 보면 상위 15개 기업에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등 순위권 밖에 있던 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AI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MIT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AI 주제로 연구된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상위 50%를 뽑아내고 그중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측정했는데,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처음으로 앞섰다.


빅데이터와 AI는 에듀테크(Edutech)의 핵심 기술이다. 중국은 에듀테크 산업이 성장할 토양을 이미 갖추고 있는 셈이다. 중국 에듀테크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 분석 회사 홀론IQ의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 에듀테크 기업에 총 52억 달러가 투자됐다. 미국 에듀테크 업체들이 받은 돈 16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기업 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2018년 세계 10대 에듀테크 유니콘 기업 중 7개가 중국에서 나왔다. 올해 들어선 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는데 그중 5개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 에듀테크 시장은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역량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에듀테크는 차세대 글로벌 교육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Why Is China The World's Leader In Edtech?”란 기사를 게시하고, 중국 에듀테크의 장점 3가지로 ‘인구와 교육열, 정부 지원’을 꼽았다. 우선 14억 인구 데이터는 중국 에듀테크 기업들이 AI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 제대로 된 학습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기업이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데 관대하다. 교육열이 높아 양질의 교육 콘텐츠에 얼마든지 돈을 쓸 준비도 돼 있다. 중국 가정은 자녀가 학교에 진학하기 전부터 가처분소득의 26%를 교육에 쏟아붓는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이후 해마다 교육 예산을 증액하는 한편, 디지털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교사’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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