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일 만에 고3 등교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05-22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79일 만에 고3 등교... 우려와 긴장 속에 수업 진행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닫혔던 학교 문이 79일 만에 열렸다. 20일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올해 처음으로 등교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에서 고3 등교를 우선 실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코로나 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고, 가을 대유행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고3 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 사회 직업진출의 길을 무한정 유보시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다만 과밀학급과 과대학교는 학교 내 넓은 특별교실을 적극 활용하고, 학생 분산을 위해 학교와 교육청이 고안하고 있는 분반수업 등 여러 방법들을 추가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선 학교 단위에서는 올해 대입을 보는 고3에 대한 등교 방식을 일원화해 달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서울·경북·대구 등 일부 시도교육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육청은 고3 등교 방식에 대해 별다른 지침을 두지 않은 채 학교별 재량에 맡기고 있었다.

 

이처럼 교육부가 나서 전국 단위 고3 등교 방식을 일원화한 것은 대입 수시에서 활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영향이 크다. 주로 학교 대면 수업 과정에서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활동 모습이 학생부에 반영되고, 이 내용은 온전히 대학 수시 평가 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대면 수업이 적을수록 학생부에 쓰이는 학생 교과 활동 등의 내용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현장 우려로 인해, 교육부가 나서 지역별 코로나 확산 상황에 상관없이 일단 매일 등교 원칙을 정한 셈이다.

 

한편 학교 현장은 오랜만의 등교에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더 많은 분위기다. 수업 중 학생 간 거리 두기를 하더라도 쉬는 시간이나 급식실 이동 등에서 방역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학교들의 걱정이다. 특히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의 경우 여건상 1인 1실 운영이 어려운 곳이 많아 기숙사 생활 과정에서의 집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학교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코로나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매일 등교 전, 수업 전후로 학생들의 발열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도 "문제는 아무런 증상 없이 학교에서 감염자가 나올 경우 전적으로 학교의 책임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집단감염을 학교가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급기야 고3 등교 첫날인 20일 일부 지역에서는 감염자가 발생해 학생들이 금세 귀가 조치되거나 아예 등교가 금지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인천과 경기 안성 지역 고교 75곳에서 등교 수업이 중지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일부 확진자가 다중이용시설을 많이 이용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동선이 많다"며 "학생들이 해당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등교시 감염 우려를 고려해 모두 귀가 조처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의심 학생, 선별진료소 무료검사"

서울시교육청은 등교 전 자가진단을 한 학생 가운데 유증상자가 있어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곧바로 선별진료소에서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관내 모든 학생을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지역 학생들은 등교 일주일 전부터 교육청의 온라인 시스템인 나이스와 연동된 자가문진표 작성을 통해 의심증상이 있는지 스스로 체크하고 있다. 자가문진표에 코로나 의심증상 항목을 체크하면 문제가 있을 경우, 등교 중지라는 판정을 받는다. 이후 등교 중지 판정을 받은 학생은 스크리닝 결과지나 결과화면 캡처본을 소지하고 선별진료소를 찾아가면 곧바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등교 전 가정에서는 매일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의심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발열(37.5℃ 이상) 및 호흡기증상 등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등교 중지와 관할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 방문해 진료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등교 전 반드시 자가진단을 실시 후 이상이 없는 학생만 등교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코로나19의 학교 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단위 자가진단 결과는 학교로 즉시 통보되며 매일 등교 전 학생들의 참여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며 "자가진단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은 문자, 유선, 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등 주요대 수시 일정 및 특징은

최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이 2021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을 일제히 공개했다.

 

우선 각 대학별 홈페이지에 게재된 수시 모집 요강을 보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의 수시 원서접수 기간은 9월 23일부터 9월 25일까지다.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은 9월 24일부터 9월 28일까지 수시 원서 접수를 받는다.

 

이후 연세대 수시 논술고사가 수능 전인 10월 10일 진행되며, 서강대와 한양대 논술고사는 수능 후인 12월 5일(인문), 12월 6일(자연) 실시한다. 성균관대는 논술고사는 인문 12월 5일, 자연 12월 6일이다.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은 12월 11일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지역균형 면접은 12월 18일부터 같은 달 19일까지다. 고려대 학교추천 면접은 인문 12월 5일, 자연 12월 6일, 일반(학업우수형) 자연 12월 11일, 인문 12월 12일이며 연세대는 면접형 면접 11월 14일, 활동우수형 면접 자연 12월 13일, 인문 12월 19일 등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의 수시 모집인원은 1만4,354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72.0%를 차지한다"면서 "이 가운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반영되지 않은 모집인원은 1만358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이 넘는 5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대학별로는 연세대와 한양대가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 전체 모집인원 기준 연세대 65.7%, 한양대 67.2%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서강대(전체 모집인원의 53.2%), 서울대(52.9%), 성균관대(54.3%) 등도 절반 이상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미반영하며, 고려대 역시 24.4%(1,022명)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대학 전체 모집인원(198개교, 34만7,368명) 중 수능 성적이 반영되지 않은 수시 모집 비율은 59.1%에 달한다. 대학별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은 연세대, 한양대(서울), 경인교대 등 84곳이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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