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 이어 국제중도 '일반 학교'로?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06-12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06-12
조회수
46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자사고·외고 이어 국제중도 '일반 학교'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에 이어 국제중학교도 '일반 학교'로 강제 전환될 기로에 놓이게 됐다.

 

올해 국제중 재지정 평가 첫 타자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의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인 70점을 넘기지 못하며 일반중학교로 강제 전환 절차를 밟게 됐다. 만약 학교가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인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교육당국과 학교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결과 대상인 3곳(대원국제중·영훈국제중·서울체육중) 중 2곳이 향후 청문 등을 거쳐 특성화중 지정 취소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대원·영훈국제중은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사 관련 법령과 지침을 위반해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 요인이 됐다"며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한 점도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당국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 전체를 2025년을 기점으로 폐지(일반고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원·영훈중을 시작으로 국제중도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수월성 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특성화중학교 재지정평가는 지정취소 기준 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되고, 감사처분에 따른 감점도 5점에서 10점으로 강화돼 두 학교가 지정 탈락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

 

현재 전국에는 대원·영훈국제중 외에 부산국제중(부산·공립), 선인국제중(경남), 청심국제중(경기) 등 5개의 국제중이 있다. 이 중 2년 전 개교한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다.

 

대원·영훈 '탈락'하고 '부산'은 붙고…. 왜?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2009년 설립 이후 12년 만에 문을 닫을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이들 학교는 평가가 공정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서열화 폐지 정책'과는 별개로 평가가 합리적인 심사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학교 모두 법적 싸움까지 불사하며 국제중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교육당국과 학교 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이 평가를 통해 이들 학교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와는 달리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윈)→사립초→특수목적고로 가는 과정 중 중학교 단계 목표가 되면서 입시 위주의 교육기관으로 변질해 사교육을 조장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판단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 저조가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가 되기도 했다"면서 "특히 이들 학교는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 연간 평균 1,000만 원 이상 학비를 부과함에도 불구하고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 등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아 학교 자체의 학생 교육활동에 대한 재정지원 노력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즉각 반박 입장을 드러냈다. 대원국제중 관계자는 "지난 5년간 기존 평가 지표에 맞춰 열심히 준비했는데, 교육청이 재지정 평가를 석 달 앞두고 갑자기 재지정 기준 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올렸다"며 "애초에 국제중 폐지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불공정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일례로 이번 평가에서 일반 중학교로 전환 절차를 밟게 되는 학교들은 공통적으로 학교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 점수가 낮아진 점이 부당하다고 했다. 대원국제중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만족도를 평가하는 점수가 15점에서 9점으로 깎였다"며 "반면 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배점은 2배로 올리면서 단순 서류상의 행정 실수까지도 점수화해 매긴 것은 너무 부당한 평가"라고 말했다.

 

향후 이들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청문 절차에서 평가 과정의 부당함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청문 절차를 거친 뒤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의 판단에 동의할 경우 해당 학교들은 2021학년도부터 일반 중학교로 전환된다. 이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특성화중학교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두 학교는 공통적으로 "교육부가 지정 취소 동의를 한다면, 법원에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만약에 교육부가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 사례처럼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반중학교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면 헌법소원 청구까지 불사한다는 것이다.

 

반면 공립인 부산국제중은 재지정 카드를 얻게 됐다. 11일 부산시교육청은 "재지정 평가 결과 부산국제중이 기준점수를 넘기면서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만간 경기 가평의 청심국제중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교육부 "유치원 수업일수 추가 감축 검토"

교육부가 코로나19 장기화 추세 속에서 유치원들이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여름방학까지 줄여 가며 수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유치원 수업일수를 추가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건지, 또 수업일수를 추가 감축한다면 소급 적용할지 여부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교육계 일선 현장에서는 유치원 수업일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을 이어 가다 등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초·중·고교와 달리 유치원은 5월 27일 이전까지 무기한 휴원을 했던 탓에 수업일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행 유아교육법 시행령상에서는 유치원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180일 이상 기준으로 원장이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때 원장은 교육과정의 운영에 필요한 경우 10분의 1 범위 내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시행령 기준에 따라 유치원은 162일의 수업일수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교총은 "유치원의 경우 방학을 50% 이상 줄이지 않는 한 법정수업일수 162일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긴급돌봄 기간을 수업일로 인정하거나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수업일수를 추가 감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유치원은 방학이 거의 없는 상태로 학사를 운영해야 할 처지"라며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예외 규정을 마련할 것을 교육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일선 유치원에 온라인학습을 통한 출석 인정 내용 등을 담은 혹서기·혹한기 원격수업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개학 이후 유치원도 학교처럼 온라인 수업을 한 경우라면 정규 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다만 그 이전에 한 비대면 수업은 출석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치원 일선 현장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나온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본원 기준 원격수업을 하더라도 반드시 유치원에 등원시켜야 하는 가정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유치원은 돌봄 성격이 강하다 보니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고, 그에 맞는 보완 대책이 동시에 나와 줘야 하는데 그런 점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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