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수업이 어려운 이유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20-01-15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태블릿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이 아이들의 적극성과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것 같아요. 다만 지금의 시험이 이런 창의성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지 의문이 듭니다.”


미국의 한 교사가 리서치 회사 갤럽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갤럽은 지난해 3~4월 두 달 동안 미국에서 ‘창의성 수업’과 관련한 여론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K12(우리나라 고3) 교사 1,036명, 학부모 2,673명에게 ‘기기를 활용한 창의성 수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긍정적’이란 답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창의적인 활동과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진행한 교사의 75%는 “학생들의 문제해결능력과 비판적 사고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그러한 방식을 덜 채택한 교사 중 동일한 학습 효과를 거뒀다는 교사는 60% 미만이었다. 또한 80%가 넘는 교사는 태블릿, 컴퓨터 같은 기기를 활용한 창의성 수업이 더 큰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지식과 실생활을 연계하는 능력, 주인의식 등이 길러졌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전통 수업보단 창의성 수업이, 아날로그 방식보단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


아울러 교사의 78%, 학부모의 77%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미래 사회에 대비할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했다. 학부모의 50%는 정답을 맞히지는 못해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로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표준화된 시험에 관해선 13%의 학부모와 12%의 교사만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배운 내용을 현실 세계와 연결하는 것(81%),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76%)이 중요하다고 답한 교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혁신 기술을 이용한 창의성 수업과 그로 인한 결과물에 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디지털 인프라 부족’과 ‘평가방식’, ‘시간’이 걸림돌로 지목됐다. 자신이 맡은 학생이 학교 밖에서 컴퓨터나 태블릿을 이용할 수 없다고 답한 교사는 44%에 달했다. 교실에 기기가 충분치 않다고 응답한 교사도 37%로 집계됐다. 반면 학생이 학교 밖에서도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 교사는 39%, 교실에 학습 기기가 충분하다고 답한 교사는 54%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별로 디지털 인프라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저소득층 가정이 밀집된 지역의 교사의 경우 66%가 “학교 밖 기기 이용이 제한됐다”고 털어놨다. 소득 중위권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는 23%, 고소득 지역 교사는 11%만이 그렇다고 말했다.


평가방식도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교사의 68%가 프로젝트 기반 평가를 선호했고, 전통시험을 강조한 교사는 12%에 불과했지만 실제로는 전통시험을 그대로 진행하는 학교가 많았다. 20%의 교사는 그들의 학교 행정실이 포트폴리오 기반 평가를 더 중시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80% 학교는 여전히 내용 암기 여부를 묻는 전통시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젝트 기반 평가의 경우 교사 개인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30%의 교사는 “프로젝트 기반 평가는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입을 모았다. 갤럽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부모와 교사는 기기를 이용한 맞춤형 수업, 창의력 학습에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평가 방식에 있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기술이 진보하는 만큼, 평가 방식도 변해야 할 것이다”라고 총평했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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