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치트키 ‘인공지능’, 학교에서 가르친다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20-12-10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국영수코‘인’. 학교 정규 과목에 코딩이 추가된 데 이어 이번엔 인공지능(AI)이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초중고 새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정식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나오진 않았지만 큰 범주에서 프로그래밍과 AI 기초 원리와 AI 활용, AI 윤리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가 AI 과목을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시킨 이유는 AI 기술이 기초 지식으로 여겨질 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AI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접목되는 신기술이자 기업이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의 원천이다. 관련된 일자리도 많이 나온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향후 5년간 이 분야에서 1억 4,9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리가 영어 동시 통역관이나 수학자를 목표하지 않더라도 어려서부터 영어와 수학을 배우는 것처럼 앞으로는 누구나 AI를 알아야 한다.
 
이미 전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만 AI를 정규과목에 포함시킨 게 아니다. IT 인력이 많은 인도는 이미 초중등 학교에서 AI를 교육하고 있다. 인도 중등교육중앙위원회(CBSE)는 다른 수업과의 연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AI의 작동원리를 배워 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어, 힌디어, 과학, 수학, 사회과학을 배울 때 AI 앱을 활용하는 식이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AI 응용, 파이선 같은 무료 온라인 강의도 제공한다.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기업이 AI 교육을 주도한다. MS가 대표적인 예다. MS는 지난달 노팅엄 트렌트 대학, 링컨 대학, 웨일즈 트리니티 세인트 다비드 대학 등 영국 대학들과 자매결연 하고 학생들에게 AI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세 학교 소속 학생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AI, 데이터사이언스 등을 배울 예정이다. MS는 특정 대학 학생이 아니어도 AI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MS는 최근 무료 코딩 교육 사이트로 유명한 코드닷오그(Code.org)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교육을 위해 750만 달러(81억 원)를 기부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대상이며, AI의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역할, 머신러닝과 편견(bias)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지난 2월에는 MIT가 중학생 대상의 AI 교육 커리큘럼을 선보이기도 했다. 'how to train your robot'이란 이름의 이 커리큘럼은 교사가 먼저 이틀간의 교육을 받고 학생들 상대로 총 20시간의 AI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를 통해 AI 시스템이 어떻게 디자인되는지, 이 기술이 공공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래 직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등을 배울 수 있다. MIT는 AI 기술 자체보다 실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의 AI를 가르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코딩에 이어 AI까지. 산 넘어 산이다. 배워야 할 것이 계속 늘어난다. 교사들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AI를 배워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있다 해도 그걸 남에게 가르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그냥 AI 기술 이론을 소개하는 것도 힘든데, 그와 관련한 윤리 문제와 사회·경제적 효용성까지 모두 다뤄야 하고, 다른 과목과도 연계해야 한다. 학생을 가르치기에 앞서 교사가 먼저 준비돼야 하는 이유다.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줄지도 미지수다. 대입 수능에서 소수만 선택하는 제2외국어처럼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학습 결과를 내신에 반영해 학습 의욕을 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학습이 단순히 시험을 통과하거나 고득점을 올리는 쪽으로 흐르면 곤란하다. AI는 컴퓨터와의 소통 능력을 키워 주는 미래 시대의 언어이자, 사회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살아 있는 지식이다. 점수가 아닌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영어 성적은 높은데 정작 외국인 앞에선 한마디 말도 못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교육을 부추기는 주입식 교육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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