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수도권 학교 '전면 원격수업'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12-18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말까지 수도권 학교 '전면 원격수업'
15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의 모든 학교가 등교 수업을 중지하고 원격으로 학사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긴급돌봄교실을 제외한 유·초·중·고·특수학교 전체가 연말까지 문을 닫는 것이다.

지난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인천·경기지역 학교들은 올해 마지막 등교 수업을 진행했다. 이미 서울의 중고교는 지난 7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이날 자녀의 등굣길을 배웅한 서울의 한 초교 학부모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다가 올해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얼굴을 보는 날이어서 등교를 시켰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해당 지역 교육청들은 불가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때 시행하는 '전면 원격수업'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날 서울시교육청은 "15일부터 31일까지는 전학년 원격수업을 실시한다"며 "그동안 예외로 인정됐던 소규모학교(초·중·고 300명, 유치원 60명 내외)도 모두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유치원 아동과 초등학교 학생들은 연말 이후 겨울 방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한 달 이상 집에서 보내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전날 일선학교에 "15일부터 연말까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등교수업을 중지하고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도 15일부터 별도로 안내할 때까지 관할 지역 모든 학교에 대한 원격수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인천의 경우 소규모 학교 가운데 섬 지역 학교는 등교 일정을 자율로 결정하면 된다.

이들 교육청은 공통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돼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긴급돌봄에 준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일선 현장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녀 보육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는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의 경우 밀려드는 돌봄 수요 때문에 '돌봄 추첨'을 돌리거나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은 방역 차원에서 교실당 10명 안팎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또 학교나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긴급돌봄교실이 수요에 따라 운영 시간도 제각각이어서 돌봄 문제가 가정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상황이 여전하다.

경기 한 초교 학부모는 "다행히 긴급돌봄을 1학기 때부터 보내왔지만, 출퇴근 시간과 아이 돌봄 시간이 맞지 않아 시터까지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1년째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니 회사를 그만 둘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유치원생 학부모는 "재택근무가 불가한 회사에 다니고 있어 매일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3단계가 되면 긴급보육도 보내는 게 위험할 것 같아 아예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지방에 있는 친정으로 아이를 보낼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초등돌봄·급식노조 24일 '총파업'
초등학교 돌봄전담사와 급식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오는 24일 전국 총파업을 예고했다. 교육 현장에선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을 중지한 학교가 많아진 만큼 파업에 따른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대회의는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경남교육청 앞에서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는 2차 돌봄파업 및 전 직종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대회의는 "정규직 공무원들은 0.9% 기본급 인상액 외에도 기본급에 연동된 명절휴가비 등과 호봉인상분을 더해 연평균 인상 총액이 100만원을 웃돌지만,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에게 제시한 인상액은 기본급 0.9% 인상이 거의 전부다시피 하고 근속임금 자동인상분을 더해도 연 60여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규직과 차별이 더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직종 파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참여한 단체로, 돌봄 전담사와 급식조리사·영양사 등이 속해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학교 현장에선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전환으로 가정 보육(교육)이 어려운 경우가 늘면서 긴급 돌봄교실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양상인데, 잦은 파업으로 학교 돌봄교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차 돌봄파업 때는 파업에 참가하는 돌봄 전담사들을 대신해 교원 등 대체 인력이 임시 투입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돌봄교실을 이용하던 학부모 중에선 1차 파업 하루 전 문자로 '돌봄교실 운영 중단' 안내를 받으며 자녀를 돌봐줄 곳을 급히 찾아다니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조희연, 교원 성과상여금 균등 배분 제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교원성과상여금 제도의 전면적 재검토를 제안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힘을 합해 집단 지성을 모아 코로나19 난국을 극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원성과상여금 지급으로 인한 '서열화'와 '구분짓기'는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학교현장의 분열을 초래하고 공동체 의식을 저해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교감·교장 등 교원의 성과상여금은 균등지급률 50%와 차등지급률 50%로 지급하고 있는데, 올해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현재의 차등지급률이 전면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며 "올해만이라도 성과상여금을 '균등배분'하는 것을 제안하고, 그것도 어렵다면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한시적으로나마 차등지급률을 최소화하거나 적어도 현재 차등지급률의 절반인 25% 이하로라도 낮추자"고 제안했다.

교원성과상여금제는 교직 사회의 경쟁을 유도해 교육질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됐다. 평가 결과에 따라 교원은 S, A, B 3개 등급으로 나눠 상여금을 차등 지급받고 있다.

조 교육감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동기부여 시스템은 경쟁촉진적인 방향으로 작동하면서 '차등적 보상' 시스템으로 운영돼 왔지만, 교육 영역에서 도입된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를 되돌아보면 차등적 보상이 과도하고 고착화돼 교원의 열정을 오히려 약화시켜 버리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발적이고 내재적인 열정을 불러 일으켜 배움과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를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성과"라며 "이제라도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라는 왜곡된 동기부여 시스템에 대한 전면 개선을 모두가 함께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향후 교원성과상여금제 전면 제검토를 시·도교육감협의회에 공식 상정하고 교육부에 적극적 검토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고민서 #기자 #전면원격수업
무료체험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