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포털,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 포함
작성자
최화진 기자
작성시간
2021-03-10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1-03-10
조회수
350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 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 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민주당이 지난달 9일 ‘언론개혁 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상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적용 대상에 신문과 방송 등 기존 언론과 포털 사업자를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민주주의에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고의적 가짜뉴스와 악의적 허위정보는 명백한 폭력이다.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영역이 아니다”라며 “언론개혁법안들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미디어 민생법이자 국민의 권리와 명예, 사회의 신뢰와 안전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인 경우에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이 부과하는 손해배상을 말합니다. 처벌적 손해배상이라고도 합니다. 가해자의 비도덕·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일반적 손해배상을 넘어선 제재를 가함으로써 형벌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5일부터 자동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지난 2018년 독일 자동차 브랜드 ‘베엠베’(BMW)의 특정 모델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당시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베엠베 회사가 리콜(결함 시정)의 필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은폐·축소, 늑장 리콜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시행됐으며 앞으로는 제작사가 결함을 알면서도 리콜을 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집니다. 또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거짓으로 공개할 경우에도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합니다.
 
최근 민주당이 내놓은 언론개혁 법안은 언론사가 정정보도를 할 경우 최초 보도와 같은 시간·분량·크기로 하도록 강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포털 댓글로 인해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받은 경우 피해자가 해당 게시판의 운영 중단을 요청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골자입니다.
 
한편에서는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와, 악의성·고의성·중대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과 이중처벌이나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주당도 “가짜 뉴스의 정의와 규정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며 ‘가짜뉴스 근절법’은 추후에 입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민법상 손해배상 제도나 형법상 형사처벌 제도와 중첩되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이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형법에 비해 가중처벌하고 있고, 특히 거짓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다른 위반행위와 견줘도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형사적으로 가중처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의 처벌 효과를 띤 징벌적 손해배상을 추가 도입하는 것이 이중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도 원론에는 찬성하면서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고위공직자나 공인, 기업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악용할 수 있다. 배상액이 늘어나면 소송비용도 늘게 돼 사회 약자들은 오히려 이용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짜 뉴스에 대한 진실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아 자칫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보통 징벌적 손해배상은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나 단체 등에 조직적인 책임을 물을 때 쓰여 온 제도다. 개인에게 부과하기 적당한 가중처벌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현 제도로 통제되지 않은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무엇을 막기 위한 것인지 등 논의가 성숙하지 않은 채 법을 만들다 보면 실효성 없이 법이 관할하는 영역만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유력 언론’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언론자유 유린” “국민 알권리 침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이와 반대입니다.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리서치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1%가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동의했습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60%가 동의했습니다. 이는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보여 주는 결과이자, 무분별한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 혐오표현을 쏟아 내는 언론에 표현의 자유보다 공적 책임을 다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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