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추가 등교 연기 없다'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05-15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 확산세에도 교육부 "추가 등교 연기 없다"

교육부가 오는 20일로 미뤄진 고등학교 3학년 등교를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일주일 간격으로 대면수업에 나서는 고2 이하 학생들에 대해서도 등교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게 교육부 계획이다.


지난 14일 교육부는 '3 등교 대비, 학생 안전을 위한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올해 대입을 앞둔 고3 상황과 학교 내 방역 준비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등교를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는 13일로 예정된 고3 등교를 일주일 뒤인 20일로 연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하려던 다른 학년도 일제히 일주일씩 등교 시기가 순연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0일 등교수업에 대해 연기 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는 등교를 하더라도 반을 나누는 분반 수업을 하거나 등교 시간대를 나누는 등의 방식을 통해 대면 수업 과정에서 학생 간 거리두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 시·도교육청 부교육감과 가진 '15차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에서 논의한 구체적인 수업 방식과 공간 활용 대안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엔 학년별 격주제·격일제 등교 방안 분반을 통한 미러링 동시수업 방안 급식시간 시차운영 및 간편식 제공 한 개 층 내 복수학년 배치 방안 등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현재 각 시·도교육청에서 고3이 등교하면 거리두기를 위해 반을 나눠서 수업하는 분반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학급·학년이 등교하더라도 격주나 격일로 대면수업 시기를 분산하거나, 하루 중에도 오전·오후 등교로 나누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교육부는 과밀학급의 경우 학생을 나눠 한 교실에서 교사가 수업을 하면, 옆 교실에서 학생들이 TV 모니터 등을 통해 보면서 동시에 수업하는 '미러링 수업'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등교가 시작되더라도 기존에 해온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섞어서 하는 블렌디드 러닝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등교 수업 방식은 시도교육청별 판단과 학교별 여건에 따라 달리 적용될 전망이다.

 

박 차관은 "등교수업 초기에 안전한 급식환경 조성과 학생·학부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감염 위험성이 가장 낮은 방법부터 단계적으로 급식을 실시하겠다"면서 "오전수업을 할 경우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되, 급식을 제공할 경우에는 간편식 또는 대체식 등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육부는 등교수업 중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에서 실기 중심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시·도교육청과 함께 관련 지침을 준수하도록 학교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학교에 온라인 수업 기간 중 등교 중지 명령 준수 협조 요청 공문을 내려 보내고, 실습이나 대회 준비 등의 사유로 학생 등교를 요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지난 연휴기간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실기 수업을 이유로 학교에 나갔던 서울의 한 예술계열 고교 사례에서 비롯됐다. 다행히도 해당 학생은 음성으로 판정 났으나, 현재 학교 안팎으로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등교 개학 전까지는 대면 수업을 재개하지 말라는 게 교육부 지침이다.

 

학부모 불안감 가중... "최악의 상황 대비책 있나"

현재 교육부는 학교 생활방역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등교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선에선 불안감을 드러내는 학부모들이 많은 분위기다. 학부모들은 "방역 대책이 등교 이후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무증상으로 전파할 경우에 따른 학교 방역 대책을 볼 수 없다"고 걱정했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학부모네트워크,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등 서울의 학부모단체 4곳은 15일 공동 성명을 내고 "학생 안전이 최우선인 비상 교육 체제 도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특히 고3 입시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 4개 학부모단체 연대는 "올해 입시에 재학생이 불리하지 않도록 촘촘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교육당국의 책무"라며 "비상 상황에 맞는 '비상 입시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했다.

 

이어 "돌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충분히 여건을 마련해 달라"면서 "어린 자녀가 있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사원, 교사, 의료인, 공무원 등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돌봄을 보편 복지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고3 학부모는 "최악의 경우로 다음 주에도 등교를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것에 대비한 대책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3 대입 문제 등 학년별로 좀 더 촘촘한 대비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도 이제는 1~2주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성화고, 일반고 등 학교 유형별로 각 특성에 맞게 학사 일정과 수업 방안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서울지역 초등학생 '가정학습' 최장 34일까지 가능

서울지역 초등학생은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 달가량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가정학습'을 사유로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32020학년도 초등학교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을 전체 수업일수 대비 기존 '10% 이하'에서 '20% 이하'로 늘리는 지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연속 10일 이내'이어야 한다는 '연속일' 제한도 한시적으로 풀었다.

 

올해 개학 연기에 따라 감축분이 반영된 초등학교 수업일수는 1~3학년 171, 4~6학년 173일이다. 이에 따라 서울 초등 저학년은 이번 학년도에 최장 34일간 교외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19일 안팎이던 예년보다 2주가량 길어진 셈이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7'··고교 출결 및 평가, 기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코로나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 미만으로 내려갈 때까지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 등교하지 않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하겠다고 확정·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동안 일선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집단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자,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며 등교 선택권을 달라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교육청은 향후 체험학습 기간 중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미만으로 조정되더라도 체험학습을 중단하고 바로 등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중·고등학생은 각 학교별 학칙에 따라 교외체험학습을 하면 된다. 통상적으로 연간 20일 안팎의 가정학습이 허용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학교별 상황에 따라 학교장이 교외체험학습 기간과 사유를 보고 재량껏 허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서울교육청은 최근 일선 중·고교에 '2020학년도 학생평가 내실화 계획'을 공지하고, 2부터 고2까지 수행평가 비중을 기존보다 절반 줄이도록 지침을 내렸다. 2와 중3의 수행평가 비중은 기존 '4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1과 고2'30% 이상'에서 '15% 이상'으로 재조정된다. 올해 자유학년 기간인 중1이나 대입을 앞둔 고3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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