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아동학대, 막을 방법 찾아야
작성자
최화진 기자
작성시간
2020-06-24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06-24
조회수
219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 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 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얼마 전 천안에서 9살 아이가 아버지의 동거인에 의해 여행 가방에 갇혀 있다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훈육을 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발견됐을 때 상습적으로 학대받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온몸에 생긴 멍 자국과 손톱에 긁힌 듯한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경남 창녕에선 9살 여자아이가 잠옷 차림에 집에서 도망치다 주민에게 발견됐습니다. 온몸에 멍이 들고, 머리가 찢어진 흔적과 화상을 입었던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2년 동안 계부와 친모로부터 학대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아동학대 통계를 보면, 가해자의 77%가 부모였고, 발생 장소의 79%가 집안이었습니다. 아동학대 조사 결과를 보면, 처음에는 손바닥을 몇 대 때리는 수준이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폭력으로 변질된 경우였습니다.

 

민법 915조 ‘부모의 징계권’에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 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법률 조항이 자녀에 대한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습니다. 법이 만들어진 1958년부터 “잘못한 일이 있으면 때려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그릇된 통념이 유지돼 왔던 것입니다. 통념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을 뜻합니다.

 

이 법은 나쁜 의도가 아니라면 부모가 체벌을 해도 된다고 해석할 오해가 있습니다. 실제 2017년 조사에서도 국민의 76%가 “체벌이 자녀 교육상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는 물론 한국과 함께 징계권이 인정됐던 일본 등 59개국에서는 가정을 포함한 아동에 대한 모든 처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교육전문가와 아동심리학자들은 체벌은 아이들에게 반성의 기회가 아닌 두려움과 모멸감을 줄 뿐이라고 말합니다.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 영국본부는 아이들이 누군가로부터 맞았을 때 경험을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미안함’을 느낀 아이는 한 명도 없었고 ‘상처 받음, 무서움, 속상함, 겁이 남, 슬픔, 무시당함, 화남, 창피함, 비참함, 충격 받음’ 등의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어린 자녀는 부모가 학대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분리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심리검사를 해서 학대 받은 아이의 속마음과 가정환경 등을 세심히 살펴야 합니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가해자인 부모에게 교육과 상담을 권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습니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방정부가 아동 학대·방임 문제를 맡아 부모가 안정적인 가족 환경을 만드는 데 충실하지 않으면 아동보호법원에 친권 제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사회보장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기 결석 여부,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실시 등 아동 관련 정보를 모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추려 각 읍·면·동으로 넘깁니다. 지방정부가 위기 아동이 있는 가정을 방문해 양육 환경을 조사하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위기아동 방문조사가 중단됐습니다.

 

최근 잇따른 아동 학대 사건이 벌어지자 정부는 학대 우려가 높은 아동을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가정에서 양육 중인 만 3살 어린이와 취학 연령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 고위험군 아동을 찾겠다는 목적입니다. 학대가 발견되는 즉시 가정에서 아동을 떼어 놓는 ‘즉각 분리 제도’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 피해아동 쉼터를 확대하고 전문 가정 위탁 제도를 만드는 대책 마련에 나선 것입니다.

 

그림책 <세상 모든 아이들의 권리>(페르닐라 스탈펠트 지음, 홍재웅 옮김, 2020, 시금치)는 ‘유엔(UN) 아동 권리 협약’ 54개 조항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동은 생존할 권리가 있다’(6조), ‘정부는 폭력과 학대, 방치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19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는 무조건 부모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그 학대를 방지하고 아이를 온전한 성인으로 키워 내기 위해서는 사회 제도도 필요합니다. 특히 가정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아동의 보호자인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은폐되기 쉽습니다. 주변에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몸에 난 상처가 자주 발견되는 아이가 있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 선생님, 의사, 이웃 주민 누구라도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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