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공부의 비결, 쉼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20-11-05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11-05
조회수
33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공부는 집중력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집중력을 잃는다면, 머리에 들어가는 것이 적을 수밖에 없다. 잠깐이어도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집중력만 유지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엉덩이로 공부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에너지만 공급하면 계속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다르다. 야근을 밥 먹듯 하면 과로로 쓰러진다. 덤벨을 쉼 없이 들면 근육 인대가 파열되기 십상이다. 공부 또한 그러해서 쉼 없는 공부는 뇌를 지치게 한다. 뇌가 지치면 눈꺼풀이 내려오고 잡생각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집중력을 잃어버린 학생의 모습이다.
 
그래서 학교들은 수업과 수업 사이에 쉬는 시간을 넣어 놨다. 이는 지친 뇌에게 주는 각성제다. 이걸 먹은 뇌는 스펀지가 물을 쭉쭉 빨아들이듯 새로운 정보를 흡수할 컨디션과 집중력을 회복한다.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적절한 휴식은 번 아웃(burnout)을 막고 학습을 '지속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쉬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학교에 가면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이 친다. 학생은 그 사이에 잡담을 하거나 매점을 가고 잠을 잔다. 반면 비대면 수업 중엔 종이 치지 않는다. 지금 수업과 다음 수업, 또 그다음 수업이 이어질 뿐이다. 쉬라는 시그널이 없다 보니 멍한 상태에서 질 나쁜 공부를 이어가기 쉽다.
 
이와 관련해 칸아카데미(Khan Academy)의 창립자이자 온라인 교육의 구루로 알려진 살만 칸은 '적게 공부하고 더 많이 쉬라'고 조언한다. 한 세션(과목)당 공부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30분. 그다음엔 과자를 먹거나 놀아야 한다. 또한 교육 대상이 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55분간 공부할 게 아니라, 10명의 학생과 20분만 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의 조언은 학습 내용을 자잘하게 쪼개서 가르치는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과도 일맥상통한다.
 
쉬는 시간을 늘리면 절대 공부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배울 것을 취사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 영, 수, 사, 과 예체능 등 모든 과목을 같은 비중으로 학습할 순 없기 때문이다. 살만 칸은 이 부분에 대해선 '기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기초는 읽기와 쓰기, 수학이다. 이 세 개 분야를 먼저 섭렵하면 다른 과목은 나중에라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이 쉬어야 한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공부를 더 못하게 되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찌 보면 요즘 식품과 의류, 가구 등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중시되는 ‘지속가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지속가능성은 환경과 자원의 제약에 순응하여 재생산 능력의 범위 안에서 자원과 원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을 뜻한다. 지속가능한 공부는 육체의 능력 범위 안에서 집중력이란 원료를 꾸준히 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는 일이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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