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디지털 리더십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20-11-12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11-12
조회수
26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 앱을 깔면 동의를 구하는 공지문이 자주 뜬다. 내 사진이나 음성, 위치 정보 따위를 공유해도 되느냐는 물음이다. 처음에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내 개인 데이터를 누군가 들여다보는 게 영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앱 자체를 다운로드 할 수 없을 뿐더러, 받는다 해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최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드는 심적 비용이라 여겼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이란 단어는 컴퓨터가 출현했을 당시부터 쓰였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더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우리 정부부터가 '디지털 뉴딜'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디지털 뉴딜은 ICT 분야를 육성하고 관련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 일을 하자면 데이터가 필요하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최첨단 기술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데이터 댐'도 그래서 나온 개념이다. 쌓일수록 가치를 더하는 데이터를 긁어모아 ICT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계획이 진행될수록 내 데이터를 원하는 곳은 늘어날 것이다. 정보 제공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 더 많아질 것이란 뜻이다. 귀찮은 일이나, 더 나은 서비스를 받기 위함이니 감수해야 할 수밖에.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이후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가 삶의 곳곳에 파고들었고 앞으로 짧은 시간 동안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각 기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 영향권에는 기업은 물론이고 학교도 있다. 원격으로 학습을 하거나 업무를 보려면 디지털화가 필수다. 곳곳에 인터넷 망을 깔고 IT 디바이스도 보급해야 한다. 용도별 데이터를 분류할 클라우드(Cloud)와 소통에 필요한 툴(tool) 같은 소프트웨어도 빠지면 안 된다. 유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디지털화의 첫걸음이다.
 
모든 재료를 준비했다고 음식이 되는 게 아니듯, 디지털화를 주도할 리더십도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리더십이란 뜻에서 '디지털 리더십'으로 부른다. 단어 자체만 보면 이해하고 말고도 없이 명확해 보인다. IT기기나 각종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이끈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리더십은 그렇게 단순치가 않다. 디지털 리더는 기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한다.
 
경제 비즈니스 매거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리더의 조건으로 크게 3가지를 꼽는다. 팔로워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통찰력을 이끌어 내며, 변화에 민감한 눈을 길러 주는 일이 그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 지금 쓰는 기술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디지털 리더는 매의 눈으로 이러한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HBR의 표현법에 따르면 뒤처진 팔로워는 '리스킬(reskill)', 또는 '업스킬(upskill)'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것을 접합하거나 다른 분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작업이다. 이때 팔로워가 무언가를 접합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새로운 지식이 수용될 여지는 적을 것이다. 이 간극을 메워 주는 것이 바로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눈, 통찰력을 길러 주는 것도 디지털 리더의 역할이다. 사실 데이터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생명이 없다. 그 데이터에 숨결을 불어넣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용자의 통찰력에 달려 있다. 결국 디지털 리더의 역량은 팔로워의 '소프트스킬'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학교의 교사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특히 교사는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뿐 아니라, 학생의 호기심과 통찰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유연성을 길러 줘야 한다. 경제 활동 경험이 아주 없는 학생들이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에 앞서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스킬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미국에서 디지털 리더를 배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포트 해이즈 주립대학은 내년 봄에 디지털 리더십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개설한다고 한다. 교사 또는 기업 관리자들을 위한 대학원 과정으로 총 4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디지털 리더십을 배운 교사들은 학교로 돌아가 또 다른 디지털 리더를 길러 내고, 이들을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교사의 어깨가 무겁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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