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 허니문 끝나면 보이는 것들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20-11-19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11-19
조회수
23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허니문 기간에는 웬만한 실수는 쉽게 용서된다. 연애 때의 설레는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서 그런 것 같다. 배우자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크게 보이는 시기다. 너나 나나 부부라는 공동체를 이룬 것이 처음이라 서로에게 더 관대한 것도 있다. 상대의 단점이 눈에 거슬리고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응이 끝났을 때의 일이다.

온라인 교육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 2010년 당시에 본격화된 온라인 교육은 학생들에게 설렘 그 자체였다. 단과 과목 학원 하나 수강할 돈으로 전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어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집이나 근처 카페에서 내가 원하는 때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EBS나 유튜브 플랫폼,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s; 온라인 공개수업)가 대중화되고 나선,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온라인 교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허니문 기간은 끝난 듯하다. 콩깍지가 벗겨지니 장점 뒤에 숨어 있던 단점들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온라인에선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분노했다. 동료와의 협업, 교사와의 상호작용, 각종 물리 도구를 활용한 현장 학습 등등 미흡한 점투성이다.

지난 13일 세계경제포럼(WEF)도 “The future of online education: lessons from South Korea”란 기고문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요약하자면, 전국 99%에 깔린 4G 인터넷망, 이제 막 도입되기 시작한 5G, 인구의 75%가 컴퓨터를 쓰고 99.5%가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점을 들어 한국을 온라인 교육 선진국처럼 묘사했다. 하지만 IT 인프라만으로는 온라인 교육의 만족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령,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의 50%가 올 2학기 휴학을 고려했다고 한다. 1학기 동안 진행된 온라인 학습이 성에 차지 않았던 탓이다. 이 학생들의 37.9%는 "수업의 질이 낮다"고 답했고 28%는 "수업료가 비싸다"고 생각했다. 공과대학으로 가면 만족도는 형편없이 낮아진다. 공과대 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3%가 "수업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만족한다는 학생은 5%에 불과했다. 교수 중 이공계 교수의 42%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12%만이 만족했다.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오프라인 수업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양쪽의 장점만을 결합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정부의 표현에 따르자면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이다. 세계적으로는 '하이브리드 교육(hybrid education)'으로 통한다. 휘발유로 시동을 걸고 이동할 때는 전기를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를 연상케 한다. 카이스트는 '하이브리드택트(hybridtact)'란 새로운 개념을 전파하고 있다. 국내 대학과 대학,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 대학과 무크의 연결을 통해 교육 자료와 전문 인력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표현법은 제각각이나 결국 지향점은 같다. 온라인 수업에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결합해 학생의 학습 경험을 최적화하는 일이다. 모든 부부 관계가 그렇든 온라인 교육도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해야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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