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교육의 필요성
지금까지 사회는 기계화, 자동화에 의한 하드웨어 위주로 돌아갔다. 근래 반도체 메모리 분야의 발전 속도는 점차 지구상 중력을 이길 수 없어 둔화되었고, 인류가 우주 개발에 성공하지 않는 한 개발속도는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 와중에 혜성같이 등장한 기업들 대부분은 획기적인 하드웨어가 아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성공했다. 이런 기업의 특징은 사용자의 의견을 잘 반영한 소프트웨어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강국으로 지금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이제 소프트웨어 혁신이 없다면 전망이 어둡다. 그렇다고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교육(이하 SW교육)이 생각처럼 단순한 것도 아니다.
기존 교육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교육방법
사회가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점점 복잡해져,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데 기존 시스템은 역부족이다. 이런 문제를 단순하게 세분화하여 정보화하고, 방대한 정보를 규칙에 따라 관리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등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교육시스템만으로는 이 능력을 키워 줄 수 없다. 과거의 협동방식은 네트워크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아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기초 협업능력(인문적 소양,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과 더불어 컴퓨터적 논리사고(CT: Computational Thinking)가 필요하다.
SW교육의 진짜 목적
지금까지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와 기획자, 디자이너, 제작자 모두 분리되어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의뢰하고 기획자는 설명하고 디자이너는 확인받고 그것을 프로그래머가 구현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사용자의 요구가 즉각 반영되지도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융합적 인재가 필요하다. 개인이 기초생각부터 알고리즘으로 바로 구성하고 협력하여 최적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획자이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그리고 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융합적 인재가 자랄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SW교육이 미래교육인 이유
자신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은 주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정치를 예로 들어 보자. 현재는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들이 주로 정책을 결정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는 국민 스스로 의견을 내고 수합하여 정부가 추진하는 것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 시스템을 국민들 스스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면, 미래에는 정치인이라는 직업도 없어지게 될 것이다.
과거의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위험하고 불합리한 직업들은 시스템(로봇)과 소프트웨어(인공지능) 때문에 없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SW교육을 통해 발전한다.
진짜 SW교육은 디지털 융합교육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교육인 SW교육을 중요시하되 과거의 단순한 코딩이나 프로그래밍만 가르칠 것은 아니다. 사용자로서 내 주변의 문제를 어떻게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 혼자 못한다면 어떤 친구들과 할 것인지 팀을 구성하고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이 융합능력은 단순한 코딩과 프로그래밍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고 익숙한 분야에서 융합(融合, Convergence)과 통찰(洞察, Insight)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조주한 교사 | erke@sen.go.kr
디지털 미래교육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