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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영혼을 조각할 책, 그 선택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포도주의 맛을 감별하고 좋은 포도주를 추천해 주는 소믈리에는 꽤 알려진 직업이다. 그러나 포도주의 종류보다 더 많은 것이 바로 책의 종류이다. 수많은 책 가운데 우리 아이의 영혼을 멋지게 조각해 줄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좋은 책을 찾는 ‘북소믈리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북소믈리에를 자처하며 좋은 책을 선정하고 그 자료를 공유해 오고 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이 일에 함께 참여하길 희망한다. 다시 말해, 아이의 책을 함께 읽고 생각하며 책에 대한 평가를 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먹을 음식은 깐깐하게 따지는데, 아이의 영혼을 조각해 줄 책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초등학교 독서교육 학부모연수를 마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이다.


“우리 아이 O학년인데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까요?”

“선생님 전집이 좋을까요? 단행본이 좋을까요?”


독서습관이 만들어지는 초등학교 시절은 참 중요하다. 부모의 관심과 노력으로 아이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평생 독자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을 선정하면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2~3세대에 걸쳐 꾸준히 읽히는 책에 주목하자. 1세대를 보통 20~30년이라 하면, 2~3세대는 60년에서 90년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꾸준히 독자들로 사랑받는 책이라면 충분히 검증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책이라면 ‘고전’이라 할 수 있겠다. 부모 세대에서도 많이 읽혔던 책이고 지금도 출판되고 있다면 자녀 세대에도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둘째, 유명 작가, 유명 출판사의 이름을 살펴보자. 가전제품을 볼 때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부속품을 구석구석 살피고 비교한 후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제조업체의 브랜드를 믿고 사지 않는가?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동화작가,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내는 출판사라면 절반 이상은 신뢰하고 구매해도 실수하진 않을 것이다. 작가들도 이름 있는 출판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내고 싶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전집이냐 단행본이냐로 구분 짓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이냐 아니냐에 집중하자. 전집은 안 좋고, 단행본은 좋다는 이분법적 생각은 옳지 않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연과학시리즈 책을 좋아한다면, 자연대백과 전집은 아이에게 참 좋은 도서일 것이다. 그러나 자연과학에 흥미가 별로 없는 아이에게는 부담스러운 책일 수 있다. 차라리, 아이가 자연과학 분야 가운데서도 특별한 관심 있는 쪽의 단행본을 구입해 주는 것이 낫다.


좋은 책을 선정했다면 8205 가족독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자. 8205 가족독서 프로젝트란 8시에 가족들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20분간 독서를 함께하고 5분간 독서대화를 나누자는 것이다.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함께 독서를 즐기며 성장하자는 것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김성현 교사

초등학교 교사. <초등학교 이 정도는 알고 보내자> 저자. 기타 궁금한 사항과 추가적인 정보는 네이버카페 <초등부모학교>(cafe.naver.com/8to13)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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