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이 오른 아이들의 공통점
홈런 독서챌린지가 발견한 아이들의 변화 — 실제 아이들의 사례로 확인합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프로듀스 X 101’, 공정한 경쟁이었나
아이돌 멤버를 선발하는 경연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로듀스’)이 순위 조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최종 멤버 11명을 뽑는 지난달 19일 마지막 회 생방송에서 제작진이 문자 투표수를 조작해 탈락자와 합격자를 뒤바꿨다는 의혹입니다. 시청자들은 1~20위 가운데 일부 득표 숫자가 7494.442의 배수로 이뤄진 것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시청자 260명은 ‘프로듀스 X 101 진상규명회’를 꾸려 프로그램 제작진과 일부 소속사를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위계’는 지위나 계층 따위의 등급을 뜻하는 말로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는 자신의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업무에 지장을 줬다는 의미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방송사 <엠넷>은 “확인 결과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최종 순위 변동은 없었다”고 밝혔고 최근 경찰은 제작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프로듀스’는 2019년 5월부터 방영된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1차 오디션으로 기획사 연습생을 가려 뽑아 미션을 주고 시청자 평가로 순위를 정해 최종 선발자들을 데뷔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방송을 통해 계약한 소속사와 기존 소속사 두 곳에 속해 활동합니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제이비제이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방식이 아이돌에게는 더 좋은 소속사를 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멤버와 활동할 곡을 팬들의 선택으로 정한다는 것도 기존의 아이돌을 키우는 방식과 다릅니다. 기획사의 일방적 결정과 불공정한 시스템이 아니라 팬들이 직접 멤버를 정하고 활동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중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멤버들에게 더욱 애정을 갖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긍정의 변화’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더 큽니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프로듀스’ 조작 논란은 단순히 팬덤의 팬심 때문이 아니라 공정 사회를 향한 젊은 세대의 갈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성격 자체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합니다. 특히 ‘프로듀스’ 시리즈는 ‘국민 프로듀서’를 내세우며 전문 심사위원 없이 100% 시청자 투표를 결과에 반영했습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연습생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이들을 응원해 직접 성공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조작일 수 있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분노한 것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노력을 등급으로 매길 수 있는 것인지’, ‘무한경쟁을 시키고 안 되면 개인의 탓으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 옳은 것인지’ 지적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특정 연습생을 응원하는 일부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가 최종 멤버로 뽑히게 하기 위해 투표를 하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하거나 사비를 모아 지하철 전광판과 버스에 광고를 냈습니다. 선거 유세하듯 길거리에서 홍보 전단지를 돌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투표를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결과가 과연 ‘공정한 경쟁’일까요.
이 방송 자체가 처음부터 공정하기 어려운, 공정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101명의 연습생에게 모두 똑같은 방송 분량을 배분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이 노출되는 연습생의 인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으로 실수하거나 안 좋은 이미지로 비쳐 악플에 시달리거나 ‘실력이 없다’고 찍힌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건에 100원씩 하는 유료 문자 투표 수익과 최종 멤버들이 버는 돈의 대부분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씨제이이엔엠과 소속사가 가져갑니다. ‘프로듀스’ 시청자의 절반은 10대였습니다. 어린 친구들의 피, 땀, 눈물을 팔아 경쟁을 부추기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또래 친구들의 돈을 쓰게 하는 셈입니다. 그렇게 매회 100명이나 되는 연습생에게 등수를 매겨 탈락자를 걸러냅니다.
사실 ‘프로듀스’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이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른바 ‘명문 대학’ 순위를 매겨 입시경쟁에 뛰어들고, 대기업 순위를 정해 취업전쟁에 뛰어드는 시대에 이미 익숙합니다. 심지어 결혼 배우자를 찾을 때도 외모, 학벌, 직업 등 기준마다 점수를 매겨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하기보다 남과 비교·경쟁하며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자신의 잣대에 맞춰 남을 쉽게 평가하거나 반대로 남의 평가에 휘둘리기보다,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의 꿈과 노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