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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정보

숲에 일부러 불을 지르는 사람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숲에 일부러 불을 지르는 사람들

 

최근 아마존이 고의적인 방화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지속된 화염으로 열대 우림 생태계의 15% 이상이 파괴됐다고 합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8월 한 달에만 아마존 열대우림 2만9944㎢가 불탔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8월의 6048㎢보다 5배가량 넓은 면적입니다. 이번 일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긴급 의제로 삼을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은 사안입니다.

 

아마존은 브라질과 페루, 콜롬비아 등 남아메리카 9개 나라에 걸쳐 있습니다. 우리나라 넓이의 70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드넓은 숲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거대한 아마존 강이 숲을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유역 면접과 가장 많은 양의 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마존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 자료에 보면, 아마존 유역의 면접은 지구 표면의 1%에 불과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전체 생물종의 10%가 이곳에 산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태풍, 가뭄, 홍수, 지진처럼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입니다. 인재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난을 뜻하는 말입니다. 아마존은 습도가 높아서 산불이 자연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마존의 산림 파괴가 계속되는 이유는 브라질 정부의 방관 아래 경작지를 넓히기 위해 일부러 불을 놓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이들은 목초지와 사료용 곡식 재배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식용 내장과 사료용 대두 수출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나라입니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는 셈입니다. 이에 더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올해 취임한 이후 산불이 지난해보다 84% 증가했고, 산불을 저지른 환경 범죄자를 처벌한 비율은 30%가 줄었습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힘든 수치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이후 환경부 축소, 아마존 개발 규제 완화, 원주민 토지와 삼림 보호를 위한 경계 획정 중단, 아마존에서의 농림목축업 장려 등의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심지어 벌목에 대한 과도한 벌금이나 규제가 오히려 불법 벌목을 부추긴다는 논리를 끌어오기도 했습니다.

 

흔히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해내기 때문에 ‘지구의 허파’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숲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내지만 성장을 위해 비슷한 양의 산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에 공급할 산소를 만들 여력이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대신 식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 방지에 큰 구실을 합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 나무가 줄어들고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썩거나 산불로 탈 때 나무가 저장했던 이산화탄소를 다시 배출합니다. 그리고 토양에 풍부하게 저장돼 있던 탄소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이산화탄소로 대기 중에 배출됩니다.

 

이 밖에도 열대 우림의 식물은 토양에서 물을 흡수한 후 수증기로 대기 중에 배출해 비를 내리게 합니다. 숲의 면적이 줄어들면 당연히 수증기 배출이 줄어들어 비가 전보다 덜 내려 땅이 건조해집니다. 기후변화와 산불이 계속 일어난다면 아마존이 사바나(초원)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의 기상학자 카를루스 노브리는 “열대 우림이 20~25% 파괴되면 열대 사바나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최근 아마존은 건기가 길어지는 둥 이미 사바나로 바뀌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15년 국제사회가 합의한 파리 기후협약은 “서명 당사국들은 온실가스의 흡수와 포집을 강화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제5조)고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2030년까지 삼림 12만㎢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보우소나르 정부에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라고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브라질 정부의 자국 영토에 대한 주권과 자원개발권 논리 앞에서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인류 생존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아마존을 어떻게든 지켜내는 게 중요합니다. 작게는 육식을 줄이는 것부터 크게는 국제사회가 브라질의 불법 개발을 막기 위해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실제 유럽연합이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 금지, 자유무역협정 재고 등 경제적 압박을 경고한 뒤 브라질 정부는 군 병력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습니다. 아마존 화재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일을 계기로 환경문제나 기후 변화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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