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교문 연다... 고3부터 순차 등교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05-08
조회수
27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13일 교문 연다... 고3부터 순차 등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했던 새 학기 등교수업을 이달 13일 고3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후 오는 20일에는 고2와 중3, 초1·2학년이, 27일에는 고1과 중2, 초3·4학년이 순차적으로 등교를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오는 6월 1일부터는 중1과 초5·6학년을 포함한 초·중·고교 전 학년이 등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그동안 장기 휴업을 이어 갔던 유치원 역시 20일 문을 열게 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계적·순차적 등교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5월 연휴 이후 감염증 추이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관리되면,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을 '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 이후 2주가 경과한 20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다만 "고3은 진로·진학 준비의 시급성을 고려해 13일로, 제일 먼저 등교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등교수업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자문은 물론, 교원(단체), 교육청 등 교육 현장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다각도로 반영했다고 했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교원의 76.9%, 학부모의 85.0%가 고3 우선 등교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 고3에 이어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 등교를 20일로 둔 배경에 대해선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 학부모 조력 여하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 가정의 돌봄 부담과 함께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좁고 부모의 보호가 수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어 교육부는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 위주의 긴급 돌봄이 실시되고 있어, 고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할 경우 학교의 학생 밀집도가 급속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신학기가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온라인 수업 역시 장기화되면서 돌봄 공백을 호소하는 맞벌이 가정이 속출했다. 급기야 자녀의 온라인 학습을 도와주기 버거운 상황에 놓인 학부모들이 초등 긴급 돌봄교실에 몰려들어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상황까지 빚어질 정도였다.

 

분위기가 이렇자 더 이상 휴가도, 조부모 찬스도 쓸 수 없는 가정은 '부모 수업'이 된 초등 저학년 대상 온라인 수업을 위해 사설 ‘시터’(돌보미)를 구하거나 '학원 뱅뱅이'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였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수업 지원' 돌보미를 추천해 달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마저도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한 맞벌이 가정의 경우엔 태권도 학원이나 미술학원, 어학원, 단과 교습소 등 사교육의 힘을 빌려 자녀의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학교마다 다양한 등교수업 방식 적용

등교수업의 구체적인 방식은 지역이나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는 지역별 감염증 추이와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운영 △학급 단위로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 시간의 탄력적 운영 등 구체적인 학사 운영 방법을 시도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 실시 이후 학교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수업 등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교생이 등교하더라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한 재학생 60명 이하(1,463곳) 소규모 학교는 13일부터 전 학년 등교수업이 가능하다.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전교생이 1,000명 이상이거나 학급당 인원이 30명을 넘는 과밀 학급 또는 대형 학교의 경우 학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급식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간을 분리하는 일이 난제다. 학생이 많을수록 거리 두기를 시행하기 위해 분산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 하루 일과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또 과밀 학급의 경우 1~2m 이상 간격을 두고 배치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내에서 학년별·학급별로 요일이나 시간을 나눠 등교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입시에 민감한 고교 단위에서는 오전·오후반이든 원격·등교 병행 수업이든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학부모 간 이견이 많아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24시간 단체 생활을 하는 데다가 방도 1인 1실보다는 4인 1실 등 다인 1실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학교 단위에서는 가급적 2인 1실로 방을 배정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집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곳도 여럿 있다.

 

이 외에도 동아리 활동이나 체육 수업 등 단체 활동도 학생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편 유 부총리는 "학교에서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이 발생할 경우 원래 지침인 가정에서 3~4일간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즉시 검진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등교 이후 학교에서는 수시로 학생들 건강 상태를 확인하게 되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해당 학교는 일시적으로 전면 폐쇄 조치된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학교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격수업으로 학사 일정을 이어가게 된다.

 

교육부 사실상 '등교 선택권' 허용

주목할 부분은 또 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미만으로 내려갈 때까지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학교 방역 및 교수학습평가 가이드라인'을 확정·발표했다. 우선 교육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 기간에 한해 교외체험학습을 신청·승인할 수 있는 사유에 '가정학습'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외체험학습을 활용해 등교수업 기간에도 일정 기간은 보호자 책임 아래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선 학교 단위에서는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며 등교를 미루기 위해 교외체험학습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학부모들 목소리가 이어진 바 있다.

 

현재 교외체험학습 인정 기간은 시도·학교별로 다르며, 보통 2주일이 일반적이다. 길게는 한 달 가까이 허용하는 학교도 있다. 교육부는 학생 간 형평성을 고려해 교육청과 학교별로 상이한 교외체험학습 인정 기간의 편차를 최소화하도록 시도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천식·비염 등 기저질환이나 장애를 가진 '고위험군 학생'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결석을 하더라도 출석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때 고위험군 학생이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에서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결석할 경우 이후 등교 시 증빙서류(의사 소견서·학부모 확인서 등)를 제출하면 된다. 교육부는 "학교장은 확진자, 의심 증상자 등이 발생하면 보건당국 매뉴얼과 지침에 따라 등교 중지 기간도 출석 인정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부는 '아프면 집에서 쉬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열이 있거나 목이 아파 기침을 하는 등 코로나19로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다면 학교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자가 진단에 해당하는 항목에 해당하는 학생의 경우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는 등교수업 기간 중 가급적 이론과 개별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등교 이후 학생 평가와 관련해 교육부는 정기고사와 수행평가 반영 비율, 횟수 등을 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교별 여건을 감안해 학교장이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학년·학급 단위 혼합 지필고사장 운영을 자제하고, 학년별 고사 시간을 차등 운영하는 한편 모둠형 수행평가를 지양하는 등 학생 간 접촉과 밀집도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 밖에도 등교수업 이후 확진자가 발생해 시험을 치를 수 없는 비상 상황에서는 우선 시험 일정을 조정해 평가를 가급적 시행해야 하며, 일정 조정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협의해 인정점 부여 기준 또는 대체시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생 개인이 시험을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 대비해 학교별 학업성적관리규정에 인정점 부여 방식을 규정토록 했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