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선거권 확대, 고3도 투표한다
작성자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작성시간
2020-01-09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20-01-09
조회수
793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8살 선거권 확대, 고3도 투표한다


지난해 12월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올해 4월 총선부터 2002년 4월 이전에 태어난 18살 유권자는 투표할 수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이 새로 부여되는 만 18살 이상 유권자는 53만2천 명 정도라고 추정했습니다. 


청소년 참정권이 처음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1992년 대선이었습니다. 당시 백기완 민중후보의 선거운동에서 고교생들이 ‘16살 선거권’을 주장했습니다. 그 후 2002년 대선 때는 서울 명동에서 청소년이 참여하는 첫 모의투표가 이뤄졌습니다. 2004년에는 청소년 수천 명이 ‘18살 선거연령 인하 입법청원’을 제출했고 이에 힘입어 2005년 선거연령이 20살에서 19살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은 “학생들이 뭘 안다고, 교사들이 시키는 대로 투표하겠지”라며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거나 “학생들이 투표하게 되면 학교가 정치판(?)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은 야간자율학습 시간, 학원 교습 시간 등 자신의 삶과 직접 연관 있는 일에서도 소외됐습니다. 제도를 만들고 고치는 국회의원들이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사회 참여에 꾸준히 참여해왔습니다. 2008년 광우병, 2016년 촛불시위에서 청소년들은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각종 국민 청원에도 의견을 적극 밝히는 등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언권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18살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은 물론 만 16살 이상 청소년들에게 교육감 선거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만 18살부터 각종 사회적 의무와 자격이 부여됩니다. 심지어 오스트리아, 독일, 스코틀랜드 등은 16살부터 투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법 807조는 ‘만 18세가 된 사람은 혼인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취업, 국방, 운전면허 취득, 공무원 시험 응시, 납세의 의무까지 하는데 유독 선거권만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돼왔습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만 19살부터 선거권을 갖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습니다. 미국·캐나다·독일·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와 선거관리 기관의 지원을 받는 모의선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모의 선거를 실시하도록 목표를 세웠습니다. 모의선거는 미래 유권자인 학생이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선거 등 실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공약을 평가하고, 실제 선거 절차와 비슷하게 투표에 참여하는 시민교육입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기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운영위원회입니다. 이 가운데 청소년특별회의는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매년 개최하며 전국 시·도의 청소년들이 전문가와 함께 그들이 바라는 정책과제를 찾아 정부 부처에 제안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에서 청소년들이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인 비율이 평균 90%에 달합니다. 교육, 청소년 정책의 당사자인 그들의 목소리가 그만큼 타당하고 현실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입니다.   


과거를 돌아봐도 청소년들은 정치적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1919년 일제강점기 3·1운동 때 만세시위를 주도했던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는 당시 17살이었습니다. 1960년대 4·19혁명도 대구에서 일어난 고등학생의 시위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이후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에 대거 참가했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각자 발달의 정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성숙도는 나이와 직결되는 일도 아닙니다. 단순히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편견에 불과합니다. 선거권은 가장 기본적이고 소극적인 정치 참여 권한입니다. 


10년간 청소년 인권운동을 해온 강민진 씨(24)는 선거권 연령 인하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교실이 그동안 ‘무정치 공간’이었던 게 더 문제 아닌가요? 선거 때면 온 국민이 정치에 대해 좀더 공부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잖아요. 청소년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는 게 맞습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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