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고된 삶, 나아질까요

작성자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작성시간
2020-01-23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소방관의 고된 삶, 나아질까요

 

전국의 모든 소방관이 올해 4월부터 국가직 공무원으로 바뀝니다. 47년 만의 일입니다. 지난해 11월1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소방공무원 신분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6개 법률안과 소방복합치유센터 설립근거 법률안 등 7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방공무원 5만4000여명 가운데 99%에 이르는 지방직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바뀝니다. 2018년 8월 기준으로 전체 소방공무원 가운데 지방직은 5만4188명(98.7%)이고, 국가직은 687명(1.3%)입니다.

 

소방공무원 신분은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후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눠졌습니다. 운영도 1992년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에서 맡게 됐습니다. 이후 소방관들은 소속 기관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취약한 경우 소방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화재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안전을 위협받기도 했습니다. 지자체 형편에 따라 소방관의 형편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이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것은 이런 열악한 처우와 근무 환경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2014년 5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방관이 현장에서 쓰는 장갑을 사비로 구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해 6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소방관들이 방화복과 안전장갑, 보호 헬멧으로 완정무장한 채 릴레이 시위를 벌였습니다. ‘안전도 빈부격차’, ‘평등한 소방 서비스’, ‘소방관을 국가직으로’라는 피켓을 들고 국가직 공무원 전환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인기 스타들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소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지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법은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지역별 인력과 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적으로 동일한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가수 이승환 씨를 시작으로 배우 김혜수, 유지태, 정우성, 박보검 씨 등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본떠 소화기 분말에 쓰이는 베이킹소다 가루를 뒤집어쓰는 ‘소방관 고(GO) 챌린지’에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청원은 한 달 만에 38만 여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현재처럼 신분만 국가직으로 바뀌고 운영과 지휘권을 지자체에 두면 대형 재난이 일어났을 때 중앙과 지방 소방 업무를 일원화해 신속한 현장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애초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신속한 재난 현장대응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시·도지사가 직접 관리해야 하고, 그것이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분위기에도 맞다고 이야기합니다.

 

소방관의 한 달 평균 근무시간은 240시간입니다. 주말까지 쉬지 않고 하루 꼬박 8시간을 일했을 때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그마저도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360시간까지 일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초과 근무가 일상이지만 일한 만큼의 수당은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지자체마다 근무 시간을 인정하는 규정도 제각각이고 다른 사업에 밀려 지급을 미루기 때문입니다.

 

‘2019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소방공무원의 순직·공상자가 735명으로, 2009년(340명)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직’은 일을 하는 도중 사망한 경우, ‘공상’은 일을 하다 다친 경우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일합니다. 이들은 안타까운 희생 뒤에는 인력과 장비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며 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인 심리적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소방관이 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꼽힐 만큼 인기가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위험하고 힘겨운 일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취임 후에도 세월호 참사나 지난해 강원도 산불 등 대형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소방관의 업무 환경이나 처우에 변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합니다.

 

소방관은 국민이 존경하는 직업 1위에 매번 꼽힙니다. 존경한다면 그에 맞는 합당과 대우를 해주는 게 맞습니다. 단순히 신분만 바뀌기보다 일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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