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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중등팀이 고민한 것들
‘밥상머리’는 왠지 주눅 드는 말이다. 어렸을 때 줄곧 들었던 다음과 같은 말들 때문이리라. “밥상머리에서 깨작거리는 거 아니다”, “밥상머리에서 반찬 투정하지 마라”, “밥상머리에서 하품하면 안 된다” 등등등. 그렇게 이루어진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은 항상 금지와 경고의 성격을 띠었고, 대부분의 학생은 거기에 순응하였지만, 종종 일탈을 감행하는 반항아들도 적지 않았다. 20여 년 전(벌써!)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 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라는 희대의 명가사는 그렇게 탄생했다.
삼겹살을 떨어트리면 속상하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애들이 보고 배운다_003. 밥상머리 편
물론,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 잘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물론, 젓가락질을 너무 못하면 밥 잘 못 먹는다. ‘혼밥’(혼자 밥)에 이어 ‘혼술’(술), ‘혼영’(영화), ‘혼행’(여행) 등 뭐든 혼자 하는 데 익숙해진 요즘. 감히 ‘파편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래도 영원히, 내내 파편으로만 존재할 수는 없는 법. 결국엔 누구든 따로, 또 같이다. 그러니 제발, 같이 밥 먹을 땐 이러지 좀 말자.
젓가락질을 너무 못하진 말자
통용되는 ‘젓가락질의 정석’이 없지는 않지만, 어떻게 쥐든 흘리지만 않으면 된다. 간혹 정석대로 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한 소리씩 하거나 눈총을 주는 사람이 있는데, 괜한 오지랖은 갈등만 부추긴다. 다만 자신의 불안한 젓가락질 실력 때문에 종종 식탁이 온전치 못하다면, 스스로 개선하는 게 옳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숟가락질을 하진 말자
콩자반은 다루기 쉽지 않은 상대다. 자칫하면 고수의 손에서도 미끄러져 식탁 위를 데굴데굴 구를 수도 있다. 그나마 자잘한 멸치볶음은 반발 계수(물체의 충돌 전후 속도의 비율. 1에 가까울수록 잘 튀고, 0에 가까울수록 안 튄다)가 낮아 떨어져도 제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젓가락질이 여의치 않다고 숟가락으로 반찬을 퍼 먹으면 안 된다. 보기에도 좋지 않으며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사실 위생상 좋지 않으므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다). 한 냄비에 끓여 나눠 먹는 찌개나 전골 등의 요리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개인 수저로 건져 먹지 말고 국자를 활용해 개인 그릇에 떠먹는 것이 위생적이다.
살아생전처럼 튀어 오르진 못하지만....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먹거나 혹은 말하거나
식사 중에는 말을 삼간다, 는 옛말. 즐거운 대화는 식사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그러나, 입속에 음식물이 있을 때는 말을 삼가자. 삼키려는 욕심과 뱉으려는 욕심이 상충하면 보통 불상사가 생긴다.
식사는 n인 (n+1)각 경기
‘함께’ 먹을 때는 호흡이 중요하다. 각자 자기만의 페이스대로 달리면 엉키는 2인 3각 경기처럼, 식사도 서로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위장이 엉키고 관계가 성긴다. 식사 속도가 빠른 사람은 상대적으로 느린 사람을 위해 평소보다 천천히 먹고(혹은 밥을 2공기 먹거나), 조금 느린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요령껏 어필하자.
식사는 호흡이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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